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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토.이돈화.개벽.현상즉실재.대승기신론.무위이화.생명.진여

by 마철방 2024. 1. 28.

[Jasmine] [오전 6:45] 이돈화의 우주관 대단하네요!

한울님을 우주만물과 등치시켜 범신론화하였지만, 여전히 본체로서의 초월성에 무게를 두었고 체와 용의 상호작용을 설명해 초월성과 내재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네요. 

초월성이란 점에 증심을 두면 하늘님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지만, 그 초월성도 고정된 실체가 아닌 역동적 운동을 특징으로 하는 진화하는 생명으로 본다는 점에서 하늘님과는 다르단 설명이네요. 

지기(至氣)로서의 한울님과 심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면 에크하르트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더 음미해보고 싶은 내용들이네요. 4편의 글 중 1이라고 하는데 나머지 3도 액세스해서 보고싶은데 네이버 계정이 없어서...ㅠ

[Jasmine] [오전 6:51] 내재성과 초월성을 동시에 갖는다는 자체가 어느 면에 더 무게중심이 실리냐에 따라 범신론이냐 유일신이냐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도 같습니다. 

 

[밴마철] [오전 7:41] 이돈화는 한때 일본 와세다 대학 종교학과를 나왔다는 풍문도 있었으나 사실은 서당교육을 받았고 어디 중등학교 좀 다니다 그만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독학으로 공부하여 동학의 최고 이론가가 된 것입니다. 당시 천도교에서 발행한 개벽이라는 잡지는 당시 우리나라 최고 지식인들이 참가한 잡지였는데 그 잡지의 창간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천도교 창건사는 천도교의 교과서 같은 책으로 동학 천도교의 표준적 입장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돈화의 사상도 어디서 주워들은 곳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일본의 이노우에 데쓰지로가 말한 현상즉실재 라는 철학적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 소장학자들이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공부해 온 칸트, 헤겔, 진화론 등이 망라된 것이고 다른 한편 이런 것을 동양 불교의 대승기신론의 체계로 설명해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Jasmine] [오전 7:46] 독자성은 없으나 잘 편집해놓은 지침서란 말씀이군요. 마치 허준의 동의보감처럼... 전달력을 높여준단 점에선 편집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민족고유의 종교니 이런 수식어를 밀어내면 그 속에 정리된 알맹이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만.

 

[밴마철] [오전 7:49] 예 황선생도 이 천도교 창건사라는 책을 가지고 계시고 이책으로 공부하셨다고 하네요. 동학의 전모를 파악하는데 이 책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밴마철] [오전 7:59] 현상즉실재라는 영어로 하면 phenomenon is reality 가 되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reality는 바로 물자체 things itself를 말합니다. 칸트 헤겔 독일관념론의 핵심주제였고 우리도 좀 수박 겉햩기로 살펴 본 것이지요. 이러한 이야기를 일본제국 대학 최고의 철학가였던 이노우에 데쓰지로는 대승기승론의 체계로도 풀어 낼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이돈화는 동학의 논리로 이런 것을 풀어 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밴마철] [오전 8:31]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범신론적 체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철학이론서는 대승기승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사물에 진여불성이 들어있다는 논리이고 이것이 범신론입니다. 좀 복잡하게 생각하면 일심이라는 한 마음에 진여문이라는 본체(실재 혹은 물자체)가 있고 또 그것을 실현시키는 생멸문(현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본체가 현상으로 들어나는 것을 대승기신론에서는 진여의 수연이라고 하고 화엄종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불기지기라고 합니다. 이 뜻은 다른 말로 하면 무위지위無爲之爲의 뜻을 가집니다. 동학에서 말하는 무위이화(無爲而化)도 이런 뜻을 가집니다. 저는 이 최제우의 무위이화(無爲而化)가 퇴계가 리는 죽어 있는 무위가 아니라 무위지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밝히려고 하였습니다. 사실 최제우의 아버지 최욱이라는 분이 퇴계학파에 속해 있었고 당시 경주지역에서 퇴계학파를 이끌던 남용만이라는 분이 있는데 최제우와 비슷한 주장을 한 것이 있습니다. 꿈 속이라는 것을 가정하고 그 꿈속에서 대월상제하여 상제로부터 어떤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좀 더 정밀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밴마철] [오전 8:48] 물론 무위지위라는 말이 노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정밀한 논리로 말하는 것은 불교의 대승기신론입니다. 우리가 생명이라는 것을 논하게 되면 하나의 역설에 빠집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일종의 자기실현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자기실현에는 반드시 자기 욕구가 뒤따라야 합니다. 진정하게 참된 것 그자체는 욕구가 없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욕구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무엇가가 생겨난다는 것은 욕구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다시 진정한 참된 것을 찾으려고 하면 그 욕구를 배제시켜야 하는 그런 역설이 있습니다. 대승기신론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참된 세계는 바다 물 자체에 비유됩니다. 그런데 그 바다물이 실제로 있는 것에서 무명의 힘 욕구의 힘으로 바람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무명이라는 바람의 힘에 의하여 파도가 생기는 것이 실제의 바다이지요. 그러나 그 바다물이 다시 바다가 되기 위하여 그 무명의 바람을 잔잔히 하여 잠재워야 하는 그런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지요. 참 역설적인 것이 있습니다.

 

[밴마철] [오전 9:21] 이전에 신선생님이 지적 허영심이라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너무나 중요하고 큰 이야기이기 때문에 바로 대답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앎이라는 것이 자기 생명과 결합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그런 뜻이 됩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생명욕구이고 무명일 수 있습니다. 진여가 무명을 통해야만 드러날 수 있다. 이런 뜻은 헤겔이, 법칙은 생명욕구와 결합하여 의식으로 발전한다는 뜻과 유사합니다. 아울러 최제우가 성리학은 격물치지를 통해 아는 것은 많은데 경외지심이 없다. 이 경외지심을 확보하기 위해 마음 속에 무위이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그런 말과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좀 논의해 보려고 합니다.

 

[밴마철] [오전 9:34] 불기지기라는 것을 한문으로 금방 찾을 수 없어 어느 인용문을 복사하여 올립니다. 

 

법성이란 단적으로 말하면, 법의 성품이 그대로 일어난 ‘법성성기’입니다. 법계 제법은 법성의 성이 그대로 일어난 것이라는 법성성기가 의상의 화엄일승법계 이해의 핵심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의상은 성기란 일어남이 없음[無起]이 성(性)이고 일어나지 않음[不起]이 기(起)이니, 기란 곧 법성이 분별을 여읜 보리심 가운데 현전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법의 본성과 같기 때문에 기라 이름할 뿐, 일어나는 모습이 있는 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좀 어려운 말인데 화엄종의 핵심은 대승기신론의 진여수연을 계승하여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일어난다는 불기지기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Jerry Park] [오전 9:48] 여러번 읽어도 좋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Jack Shin] [오전 11:16] 진여문,생멸문,무명,진여수연,법성,성기,불기지기,, 이러한 개념들로 설명하는 대승기신론이 범신론과 어떻게 연결되는 지, 갈길이 아직 먼것 같습니다. 

 

일체개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개념들을 만들어내고,쪼개서 설명하고, 다시 합쳐야 하는 강박하에서 논리를 전개하느라 학승들의 머리가 터져나가리라...짐작이 갑니다.ㅎㅎ

내용이 모호하고 어려운 것은 정신을 수습하는 과정이라 보여집니다 ㅎㅎ

 

[Jerry Park] [오후 12:03] 또 읽어도 좋고, 읽으면 기쁘고, 먼길이 있어도, 그 또한 좋은 것 같습니다. 


[Jasmine] [오후 7:01] 일 마치고 와서 찬찬히 다시 읽다보니 어마어마한 말씀들을 많이 하셨네요. 경외지심, 무위이화, 불기지기...

한국사람으로서 동학사상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는 것에 당황스러웠던 저는,  안선생님께 동학을 공부하고 싶다 여쭈었는데, 몇년 전에도  대승기신론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동학에 관한 책을 구해 읽어야 할지, 대승기신론을 공부해얄지... 둘다 하지 말아야 할지^^, 제리님처럼 읽어도 또 읽어도 좋고 기쁜 공부♡로 삼아야 할지...  멀어도 가야 할 길이라면, 이왕이면 기쁘게 가야겠죠.
[Jasmine] [오후 7:28] 샅샅이 훑어보아도 중생심 가득한 이 마음에 또한 보리심이 들어있고,
생멸문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이 가운데 진여문이 있다고 하니 좋습니다.
그런데 달리 보면, 이게 좀 자기위안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양자물리학처럼 알쏭달쏭한 마음의 세계를 관찰자가 되어 바라보노라면 관찰대상과 하나라는, 나라고 믿어왔던 허상이 깨어지는 일이 언젠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깨어서 눈뜨고 바라보자 이 세계를, 하지만 최대한 긴장감을 빼고 느긋하게.(뉴이어 레졸루션으로 삼겠습니다.^^)

[Jack Shin] [오후 10:57] 갑자기 배샘이 열공모드로 댓글을 써나가서 자극을 받아, 나도 열공을 따라 자세히 읽어 보았으나, 금세 뇌력의 한계에 부딪쳐 버렸네요. 
강의 본문의 졸가리도 잡아내지 못하는데, 댓글의 본문과의 연관성은 더더욱 불가능에 가까워서리..
걍 포기합니다 ㅠㅠ


[Jasmine] [오후 11:46] 앗, 죄숑합니다.
마는, 저도 본문인 이돈화의 우주관을 새벽같이 일어나 머리 뽀개지도록 읽으며 간신히 졸가리를 잡았단 기쁨에 생각없이 댓글을 달았더니,
진짜는 대승기신론이라 하셔서 맥빠지게 출근해서 일하고,
대승기신론 공부는 정말 한참 걸릴 거란 생각에 한숨 한번 쉬고,
그래도 긍정 마인드로 공부하겠단, 새해앞둔 결심을 제맘대로 댓글로 붙였습니다.

대승기신론 한번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직 제 수준이 안된 거 같아 유툽 강의 몇 개 찾아듣고, 하지만 언젠가는!!하고 있던 참에 안선생님께서 오늘 대승기신론 말씀하시는데 저도 진여문/생멸문 정도밖에 못알아들었슴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