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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수 제사.목욕재개.향아설위.마테오리치.주자.제사설.아버지의 이름

마철방 2024. 1. 15. 10:52

[밴마철] [오전 6:51] 캘빈이나 크롬웰에서 볼 수 있듯이 종교적인 필연적 원칙주의를 강조하여 사람들을 강제로 금욕적인 생활로 몰아 넣으면서 자본주의가 탄생했다 하니 여기에 대한 반발들이 있는 것이지요. 사실 이것이 국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각 가정에 만연해 있으면서 하나의 사회적 분위기로 있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철학가 예술가들의 전기를 살펴보면 아버지가 원리원칙을 정해 놓고 자식들을 금욕생활로 감금하면서 여기에 대한 반발 이야기가 많습니다. 니이체가 기독교를 비판한 것은 이런 것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기쁨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반항이지요. 어찌되었든 나중에 프로이드, 라캉과 같은 정신분석가들은 이런 필연적 원리에 의한 강압을 “아버지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 아래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푸코는 이런 아버지의 이름과 같은 것을 근대의 subject라고 하고 그것이 칸트의 실천이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 것입니다.

 

제사에 대해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동학에 향아설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자신을 향하여 제사상을 차린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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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아설위

     동학의 이해-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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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재계(沐浴齋戒)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지요. 목욕을 하여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제사 지낼 준비를 한다는 뜻입니다. 재계라는 말 자체는 불교에서 온 것이지만 주자는 제사 지낼 준비를 7일전, 3일전 부터 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부정한 음식이나 행사 같은 것을 피하고 몸과 마음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제사의 대상인 혼령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혼령은 근본적으로 극도로 정성을 드린 자기 정신이 밖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합니다. 즉 조상의 혼령은 자기 정신의 표출이라는 것입니다. 자기의 기운은 조상으로 부터 물려 받은 것이고 그 자기 정신의 응결된 정수가 바로 조상의 기운이자 조상의 혼령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제사 때 절을 하게 되면 그 절하는 대상은 자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절하는 것이지요. 주자는 가끔 조상 혼령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전체적인 논의는 조상 혼령은 자기 기운이라고 말한 것이 많습니다. 이 뜻을 강하게 밀고 나가면 최시형의 향아설위같은 논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가지 중요한 말이 빠져 있네요. 재계를 하면 자기 눈 앞에 뭔가 흘긋흘긋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조상의 혼령이자 자기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종교라는 것이 일종의 자기 정화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정성스럽게 살펴보는 것이 본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종교가 쉽게 사라지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니이체의 대지의 철학, 몸의 철학이 본 회퍼를 거쳐 폴 틸리히의 영성으로 자리잡는 것도 이 동학의 향아설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몸 속의 자기 기운을 맑게 해 보려는 것. 

 

마테오리치가 주자학의 제사설을 비판했습니다. 조상혼령이 없거나 혹은 자기 정신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제사상을 차린 것은 애들 소꿉장난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즉 기독교 입장에서 영혼이 불멸해야 하는데 그런 영혼이 없다고 하면 너희들 제사제도도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는 비판입니다.

외부의 대상없이 자기의 몸의 기운 자체가 종교적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본 동영상 하나 공유합니다. 우리가 포스트모던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해 왔는데 그 중심지가 프랑스입니다. 물론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만 프랑스 사람들 사고 방식에는 이런 포스트 모던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하여 올려 봅니다.

 

https://youtube.com/watch?v=pNakK-eytNo&si=nKx_nxv8gjggZ_rL

 

[Jack Shin] [오후 3:01] 좋은 이야기같은데, 자기 자신에게 제사를 베풀거면 굳이 격식을 차려서 제사를 차려야 해야하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손병희가 겸손해서 이 질문을 안한걸까요?

마테오리치가 저의 질문에 대해 이미 언급을 했군요...

보통 동양에서는 기존의 관습과 전통, 경전 등은 별로 개선할 의도나 혁신은 없고 의미만 바꿔서 계속 해나가는 것 같습니다..